Issue 131, Aug 2017
볼프강 틸만스
Wolfgang Tillmans
사진의 정치학
“19세기의 가장 논리적인 유미주의자였던 말라르메는 이 세상의 모든 것들은 결국 책에 씌어지기 위해서 존재한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오늘날에는 모든 것들이 결국 사진에 찍히기 위해서 존재하게 되어버렸다”고 1977년 수전 손택(Susan Sontag)은 썼다. 1980년대 후반 영국 하위문화의 면면을 포착한 볼프강 틸만스(Wolfgang Tillmans)의 사진은 무엇보다 거침없고 자유로웠다. 누군가 벗어놓은 티셔츠, 흐트러진 식탁, 클럽에서의 밤, 배회하는 청춘을 보여주는 작업에 먼저 열광한 쪽은 패션계다. 시간이 흘러 2017년 2월, 그의 사진은 영국 현대미술의 본진, 테이트(Tate Modern)의 벽에 걸렸다. “미술계에 편입되기 위해 애쓰는 상업 사진가로 평가절하 되며, 작품에 관해서도 진한 의심의 눈초리를 받던 긴 세월”을 이겨내고 말이다. 테이트에서의 전시가 막바지에 이를 즈음인 5월에는 스위스 바젤에 위치한 바이엘러 재단(Fondation Beyeler)에서 그를 초청했다. 그리고 지난 6월 열린 ‘아트바젤 2017(Art Basel 2017)’ 기간동안 전 세계에서 모인 예술 애호가들은 순례하듯 이 전시를 찾았다.
● 이가진 기자 ● 사진 바이엘러 재단(Fondation Beyeler) 제공
'Lutz & Alex on beach' 1992 Courtesy Galerie Buchholz, Berlin/Cologne, Maureen Paley, London, David Zwirner, New York